집나간 ‘효자’ 반도체가 돌아온다.
국내 반도체산업이 2년 동안의 침체에서 벗어나 기지개를 켜면서 국제통화기금(IMF) 파고와 싸우는 주력군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64메가D램 가격이 하락세를 멈추고 20∼23달러에서 유지되고 있다. 16메가D램은 현물시장에서 급반등세로 돌아서 최고 70%까지 올랐다.
64메가D램은 최근 일부 일본업체의 메모리 포기선언과 대만의 64메가D램 공장가동이 늦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가격을 호전시켰다.
일본 미쓰비시는 메모리 부문을 축소키로 했으며 세계 D램 생산 14위 오키전기공업과 일본제철도 D램사업을 대폭 축소, 64메가D램 공장 건설을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 정의용(鄭義容)이사는 “그동안 세계적으로 반도체투자가 저조, 6월경 고급품 위주로 공급 부족이 나타날 것”이라며 “미국과 대만이 하반기에나 양산에 들어갈 수 있어 상반기에는 한국이 독주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최근 64메가D램 매출이 호조를 보여 각사별로 월 3백만∼6백만개씩을 판매하고 있다. 싱크로너스D램 등 고급제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
국내 반도체 업계는 하반기에 미국과 대만이 참여하면 99년 다시 64메가D램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한발 앞서 올 중반에 1백28메가D램 차세대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비메모리 부문에서는 아남산업과 삼성전자가 이달 들어 각각 디지털신호 처리칩과 복합칩을 처음으로 수출했다. 각 업체들이 저급메모리 제품 생산라인을 비메모리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비메모리 부문에서 삼성전자는 올해 14억달러, 아남산업은 3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계획. 현대전자와 LG반도체도 전년대비 20∼30% 매출을 늘리려고 한다.
데이타퀘스트 손종형(孫鍾亨)한국지사장은 “세계 반도체 주기로 볼 때 2년 동안의 침체에서 벗어나 올해에는 95년의 호황을 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내 3사가 전년대비 16% 증가한 2백80억달러 수출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박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