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을 이긴다 ①]미국의 정리해고

  • 입력 1998년 1월 18일 20시 26분


미국에서는 고용 또는 취업기간을 미리 명시하지 않은 한 기업은 언제든지 종업원을 해고할 수 있고 종업원은 회사를 그만둘 자유가 보장돼 있다. 그러나 정리해고(layoff)의 경우에는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을 통해 노조와 사전협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리해고는 판매량 감소나 작업부서 폐지, 기술 변화 등 경영상의 이유로 노동력을 축소하기 위해 근로자를 기한부 또는 무기한부로 해고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정리해고시 일차적인 해고기준은 근속기간. 근속연수가 짧은 사람부터 ‘살생부’에 오른다. 업무능력과 업무에 대한 신체적 적격여부도 부차적인 기준. 일반적으로 사용자는 해고 대상자 명단을 작성, 사전에 노조와 협의하고 있으며 일부 회사에서는 정리해고를 피할 방안이 있는지 노사가 협의토록 단체협약을 맺고 있다. 미국 정리해고제의 특징은 한번 해고됐다고 해서 그 회사와 영원히 인연을 끊는 게 아니라는 점. 사정이 나아져 신규인력을 채용할 때 해고 근로자는 복직기회를 우선적으로 보장 받는다. 재고용 의무제(recall)라고 불리는 이 제도는 가장 최근 해고된 근로자부터 복직시키는 게 일반적이다. 문제는 정리해고의 필요성이나 해고대상자 선정 그리고 재고용을 놓고 노사간 이견이 발생했을 경우. 이같은 이견은 △노조와 사용자대표의 고충처리절차 △미국중재협회나 연방중재조정청을 통한 임의중재를 통해 여과되고 여기에서도 해결 안되면 법정으로 넘어가는 3단계 절차를 거친다. 그러나 대부분 2단계에서 해결되는 경향이 있는데 그만큼 정리해고제가 미국의 독특한 노사문화로 뿌리를 잘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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