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부동산을 담보로 받지를 않으니 돈을 어디서 구하느냐.”
“대만은 환전수수료가 1%도 안되는데 한국은 6%다.”
“신용보증기금 보증서 발급실적이 10%도 안된다.”
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회의실. 중소기업인과의 간담회에 참석한 임창열(林昌烈)부총리 겸 재정경제원장관은 쏟아지는 ‘항변’에 진땀을 흘렸다.
중소기업인들은 “지금은 중소기업 스스로 경쟁력을 높이고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우량 중소기업이 쓰러지지 않으려면 정부의 지원 정책이 현장에서 실천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용보증기금 증액출연분의 신속한 집행〓김직승(金直勝)태양당인쇄사장은 “아시아개발자금(ADB)차관 10억달러를 중소기업 신용보증 재원으로 지원해준 것은 고맙지만 현장에서 실천이 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사장은 “지난 16일까지 보증서 발급신청은 모두 7백49건에 5천2백억원인데 발급실적은 80억원에 불과하다”며 “보증한도로 30억원까지 가능하다고 하나 실제로는 15억원도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신용보증기금이 “신용평가하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대답하자 임부총리는 “7천억원을 이달에 집행하라고 한 것은 지금이 비상사태이기 때문”이라며 지원을 독촉했다.
▼금융기관 담보물에 수출환어음과 부동산 포함〓유덕희(柳悳熙)경동제약대표는 “금융기관 여신규정에 수출환어음(DA,DP)을 담보로 취급하는 규정이 없어 정부 지시에도 불구, 창구에서 실천이 되지 않고 있다”며 여신규정 개정을 요구했다.
다른 기업 대표는 “1백억원짜리 부동산을 담보로 제시해도 5억원을 빌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잡종지 과수원 임야 등도 담보물에 포함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환차손부담 경감과 무역금융제도 보완〓중소기업인들은 구조개선 자금으로 외화대출과 외화표시 원화자금을 지원받아왔으나 최근 환율상승으로 엄청난 환차손에 시달리고 있다고 대책을 호소했다. 외화대출 규모는 94년 이후 5억2천만달러.
임부총리는 “중소기업에 외화표시 대출 자금의 만기를 1년 연장하는 방안을 국제통화기금(IMF)과 협의하겠다”며 “외화부채도 5년미만일 경우 5년간 나눠 상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진태(金鎭汰)썬무역대표는 “금융기관 환전 수수료율이 외국보다 4배가량 높은 5∼6%로 환차손과 함께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인하조치를 강력히 요구했다.
▼하청업체 어음할인 지원 및 조세특례 유지〓유희춘(柳熙春)자동차조합 이사장은 “금융기관이 2,3차 협력업체의 진성어음을 할인해 주지 않아 모두 현금거래를 요구하고 있다”고 자금난을 호소했다.
한 중기업체 사장은 △개인자산을 회사에 출연할 경우 양도세 100% 면제 △기술부문에 대해서는 조세감면 유지 등을 요구, 임부총리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
〈박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