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개혁안]자동차 강한 애착…쉽게 포기 안할듯

  • 입력 1998년 1월 21일 20시 15분


경영혁신계획 발표
경영혁신계획 발표
삼성그룹이 21일 발표한 경영혁신 계획은 앞서 발표한 현대 LG그룹과 달리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이 요구하는 총수 개인재산 출자 및 출연을 수용했으며 비교적 구체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담았다. 이건희(李健熙)회장은 1천2백80억원상당의 보유 부동산을 매각하고 1백억원대 예금과 주식, 연간 소득의 90%(80억∼1백억원)를 내놓기로 해 아직 움직임이 없는 다른 그룹 총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하다. 산업구조 조정과 관련, 관심의 표적이 돼온 자동차 사업의 처리여부에 대해서는 기아자동차 인수 및 해외합작선과의 협상 등 변수가 많이 남아 있어 이날 발표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그룹 관계자들은 자동차사업을 간단히 포기하지는 않을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총수 개인재산 출자 출연〓삼성그룹은 13일 김차기대통령과 만난 뒤 “총수 재산은 모두 주식으로 산업자금화했기 때문에 내놓을 재산이 없다”는 반응을 보여왔다. 삼성은 앞서 발표한 현대와 LG그룹의 구조조정 이행계획에 대해 김차기대통령이 크게 화를 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종전 입장을 번복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회장의 개인재산 출자 출연 규모는 일반적 예상보다 큰 규모여서 대우그룹 등 아직까지 이행 계획을 발표하지 않은 그룹은 물론 이미 발표한 현대와 LG그룹에도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 LG그룹은 삼성 이회장의 개인재산 출자 출연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총수 사재를 출자하는 방향으로 재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이회장이 출자할 부동산은 주력 제조업체의 재무구조 개선에 이용되며 예금(53억원)과 주식(47억원), 연간소득의 90% 등은 종업원복지와 고용조정 대상자의 교육 훈련 재활 재취업 창업지원자금 등으로 사용된다. 이회장이 내놓기로 한 부동산 중 건물은 거의 없으며 대부분이 토지라고 삼성그룹은 밝혔다. ▼사업 구조조정〓삼성그룹 비서실 지승림(池升林)부사장은 “객관적인 시각에서 사업구조를 재편하기 위해 작년말 외국 전문평가기관에 용역을 의뢰했다”며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4월까지 사업 구조조정 방안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의 사업구조 개편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자동차사업의 계속여부. 지부사장은 사업구조개편의 원칙과 관련, “당장 이익을 내더라도 중장기적으로 국제경쟁력 상실이 예상되는 사업이라면 포기하고 당장은 수익성이 떨어져도 중장기적으로 이익이 예상되면 포기하지 않겠다”고 언급, 자동차 사업을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삼성그룹의 또다른 관계자도 “자동차사업에 1차로 2조5천억원이나 투자해놓은 상황 아니냐”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이날 이례적으로 계열사의 해외매각과 합작 방침을 표명했다. 삼성은 올 한해 동안 해외 인수 및 합작선을 물색하고 7월부터 99년말까지1년6개월동안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할 계획이다. ▼경영투명성 강화방안〓99년부터 결합재무제표를 도입하고 상호지급보증을 완전히 해소한다. 삼성그룹은 77년부터 대부분의 계열사를 망라하는 결합재무제표를 작성, 해외에 배포해왔기 때문에 결합재무제표 작성에 어려움이 없다고 밝혔다. 삼성그룹은 자기자본금 대비 14%인 1조7천억원 규모의 상호지급보증을 앞으로 대출금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연기하지 않고 상환하는 방식으로 상호지급보증을 해소해나갈 방침이다. 〈이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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