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21일 발표한 구조조정 계획 속에 포함시킨 중앙일보사의 계열분리 방침이 어떻게 구체화할지 주목된다.
삼성은 분리시한을 못박지 않은데다 중앙일보의 자립경영을 위한 지원은 당분간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이건희(李健熙)회장이 형식적으로는 중앙일보에서 손을 떼더라도 처남인 홍석현(洪錫炫)중앙일보사장과의 ‘특수관계’는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삼성이 중앙일보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고 하더라도 계열분리를 위해 외국자본과 제휴, 종합문화사업을 하겠다고 밝힌 속뜻도 아리송하다.
삼성은 94년말 자동차사업 진출을 위한 기술도입신고서를 내면서 그룹이 보유한 중앙일보 주식을 96년까지 완전 매각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삼성은 그 후에도 수차례 이같은 입장을 확인했으나 지분 정리의 어려움을 내세워 아직까지 중앙일보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중앙일보의 지분 분포를 보면 홍사장이 최근 23%를 확보해 대주주에 올랐지만 이회장 지분 20.3% 등 삼성그룹 관계인들이 아직도 50%나 갖고 있다.
94년말 분리약속 당시 이회장 지분 26.4% 등을 포함한 삼성관계인 지분이 71.17%였던 데서 3년여 동안 3분의 1도 처분하지 못한 셈이다.
이 때문에 삼성은 자동차산업 진출을 위한 분위기 조성용으로 일반 산업이 아닌 언론에서 손을 떼겠다고 약속했지만 이행 의지가 별로 없지않으냐는 의심을 사 왔다.
삼성이 내세운 외국자본과의 제휴도 석연치 않다. 그동안 중앙일보에 대규모 자금지원을 해온 삼성이 중앙일보 경영에서 물러나는 대신 외국 거대자본을 끌어들여 종합문화사업을 벌이겠다는 것.
이에 따라 그동안 물량공세로 공정경쟁 질서를 흐트러뜨려온 거대자본이 ‘외국자본’이라는 또다른 이름으로 언론환경을 어지럽힐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이영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