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채협상 타결 이후 외국인들의 국내주식 매입에 가속도가 붙었다.
외국인들은 31일 반나절 동안 2천5백85억원어치의 주식을 산 반면 1백85억원어치를 팔아 무려 2천4백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는 92년 국내증시가 개방된 이래 주식투자한도 확대일을 제외하고는 하루 최대규모.
한국전력 주식을 1백78만주나 순매수한 것을 비롯, 대우중공업 LG전자 국민은행 LG화학 주택은행 삼성전자 대우전자 등을 30만주 이상 사들였다.
이들은 30일에도 5천억원어치가 넘는 매수주문을 냈으나 ‘팔자’주문이 없어 1천1백45억원어치를 순매수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넉달 동안 1조9천4백74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 주가폭락을 불렀던 외국인들은 12월 이후 두달간 2조1천7백8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팔아치웠던 주식을 대부분 되산 셈이다.
외국계 증권사 국내지점 관계자들은 “외채협상이 성공적으로 타결돼 외환위기를 한 고비 넘겼다고 판단한 외국인들이 무더기로 낸 매수주문을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다”며 “환율이 1천3백원대로 떨어질 때까지는 ‘사자’주문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들의 폭발적인 매수세에 힘입어 31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9.05포인트 올라 5일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83.39포인트나 폭등했다.
주식값이 오른 종목은 3백40개(상한가 1백56개)였고 내린 종목은 4백93개(하한가 1백49개)였다.
〈정경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