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에 대한 고금리유지 요구를 당분간 고수한다는 입장이어서 이번주에 시작되는 정부와 IMF간의 거시지표 재조정 협상에 진통이 예상된다.
1일 거시지표 재조정 협의를 위해 방한한 휴버트 나이스IMF실무단장(아태국장)은 “고금리정책은 외환시장이 확실히 안정될 때까지는 당분간 불가피하다”며 “금리를 인위적으로 급속히 낮추면 시장에 혼란을 가져온다”고 말했다.
나이스단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현수준의 고금리가 계속된다면 기업도산이 잇따를 것이라는 한국측 견해에 공감한다”면서도 “재벌개혁과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 등 개혁조치를 취하면 금리는 자연히 낮아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여 재벌과 노동시장의 개혁조치가 고금리정책 완화의 선결조건임을 시사했다.
나이스단장은 다만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한국측 입장과 아직은 좀더 고금리가 유지돼야 한다는 우리측 입장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말해 고금리유지 정책이 장기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그는 또 “종합금융사의 폐쇄는 금융산업의 구조조정 차원에서 계속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 종금사의 추가 폐쇄를 요구하고 있음을 밝혔다.
나이스단장은 또 뉴욕 외채협상이 타결됐지만 이는 외환위기 극복을 위한 첫발을 내디딘 것에 불과하다며 △IMF와의 약속이행 △국제금융기구의 계속적인 지원 △은행간 후속협상의 성공적 마무리가 외환위기 극복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재정경제원은 뉴욕 외채전환협상의 타결로 외환수급이 원활해진 만큼 IMF가 ‘외환시장이 안정될때까지’한시적으로 요구한 고금리 정책의 완화를 IMF측에 강력하게 요구할 방침이다.
재경원은 그러나 지난달 합의한 올해 성장률목표 1∼2%는 그대로 유지되거나 소폭 상승에 그치고 물가상승률 9%도 수정될 가능성이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용재·신치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