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김우중회장 차기회장 추대…본인 일단 고사

  • 입력 1998년 2월 6일 07시 28분


재벌그룹 총수들의 모임인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측이 요구하는 재벌 개혁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을 갖추고 새 정부와 공조하는 경제단체로 탈바꿈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전경련은 19일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최종현(崔鍾賢·SK그룹회장)현회장의 후임으로 김우중(金宇中)대우그룹회장을 추대하기로 내정해 놓은 상태. 전경련은 최회장의 임기가 내년 2월로 1년이나 남았지만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1년간 최―김 쌍두 회장체제로 재계 구심체로서의 위상을 높여가겠다는 구상. 이와 관련, 김회장은 전경련 회장으로 추대되더라도 회장직을 맡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지만 전경련측은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그의 수락을 받아내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하고 5일 귀국한 김회장은 기자회견에서 “회장직 추대사실을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으며 추대되더라도 해외사업이 바빠 회장직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경련 관계자는 “김회장이 한두번은 고사하겠지만 현재로서 자신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주요그룹 총수 가운데 강력한 리더십을 갖고 있으며 새 정부와의 관계가 돈독한 김회장이 전경련회장직을 맡게 될 것”으로 낙관했다. 한편 최회장은 작년 폐암수술을 받은 이후 전경련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싶다는 뜻을 비쳐왔다. 김회장은 새 정부에 재계의 입장을 비교적 자유롭게 전달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히고 있다. 김회장이 전경련을 이끌면 재계 의견을 적극 대변하고 정부의 개혁 요구에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재계는 기대하고 있다. 〈이영이·박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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