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 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우리나라가 외환위기의 극복 시기를 앞당기는데 파란불이 켜졌다.
경제계는 노사정협상의 타결은 우리나라가 앞으로 구조조정을 확고하게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대외적으로 천명, 해외투자자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키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해외투자자들은 ‘한국이 다른 것은 몰라도 노동시장에 유연성을 부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 특히 한국에 직접 투자하려는 의사가 있는 적잖은 외국기업들이 근로자를 해고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들어 투자를 망설여 왔다.
따라서 노사정협상의 타결로 해외금융기관이나 기업들이 한국에 대한 투자를 가로막는 걸림돌 중의 하나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물론 노사정공동협약 체결이 단기적으로 외화유입을 촉진하거나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을 안정시키는 등의 효과는 크지 않다.
HG아시아증권 한국지점의 남기영(南基榮)지점장은 “한국금융시장이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기 때문에 올해 안에 외국인 직접투자자금이 대거 몰려올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남지점장은 그러나 “이번 노사정협상타결이 장기적으로 외환위기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단기외채의 만기연장을 위한 금융기관의 실무협상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기관들이 한국의 국가신인도를 상향조정할 경우 노사정 협상타결은 예상보다 훨씬 큰 ‘시너지효과’를 낼 것이란 게 금융계의 설명이다. 한편 노사정 협상타결은 단기적으로 실업자를 양산하는 등의 부작용이 예상되지만 국내 산업의 경쟁력 회복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대우경제연구소 이한구(李漢久)소장은 “노사정 협상타결로 경제회복을 위해 필요한 기업경영투명화와 부실금융기관 정리 등 다른 개혁조치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천광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