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노사정 합의를 국난 극복의 대전기로 평가하면서도 노조 정치활동 보장 등 일부 조항에는 불만을 표시했다. 재계는 근로자의 불안을 막기 위해 직접적인 정리해고를 당분간 자제하되 인력정리 문제로 난항을 겪던 사업 구조조정을 적극 추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 삼성 LG 등 주요 그룹들은 일단 “정리해고는 최대한 자제하고 감원보다는 감봉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갈 방침”이라며 사원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정몽구(鄭夢九)그룹회장이 정리해고는 최후에 사용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며 “무급 안식년제나 영업부문 소사장제, 협력업체 전진배치 등을 우선 실시, 감원 충격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현대는 적자 사업부문 매각 또는 조직 통합의 걸림돌로 작용하던 인력 조정의 어려움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보고 사업 구조조정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삼성그룹은 “감원은 최대한 자제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정리해고가 불가피하더라도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LG그룹은 노사정 합의로 그룹 개혁의 핵심사안인 구조조정이 훨씬 수월해질 것으로 보고 인사제도를 대폭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재계는 이번 협상결과에 대체적으로 만족을 표시하면서도 노조 정치활동 보장과 해고절차 강화조항에 대해서는 노사관계의 안정을 해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영이·이명재·박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