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과 30대기업 대표 간담회에서는 자금난과 고금리를 포함, 기업 애로사항 등에 대한 격의없는 대화가 오갔고 간간이 폭소도 터졌다.
▼최원석(崔元碩)동아그룹회장〓금년에도 86개 건설회사가 부도났다. 긴급 정책지원으로 대량부도를 방지해야 한다.
▼최종현(崔鍾賢)SK그룹회장〓서민주택마저 불황으로 공사가 안된다. 경기가 좋아지면 주택난을 부를 염려도 있다. 건설분야에 특별지원을 건의한다.
▼임창열(林昌烈)부총리〓그동안 제2금융권을 통해 건설업체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
▼김병진(金炳珍)대림그룹회장〓해외수주 때 보증채권을 요구하는데 금융기관에서 본드발급을 기피한다. 수출입은행 등에서 보증해줘야 한다.
▼임부총리〓수익성이 있으면 검토하겠다. 그러나 건설업계도 과당경쟁을 피해야 한다.
▼이수영(李秀永)동양화학회장〓비대위가 제시한 구조조정방안에 많은 조세감면효과가 있는데 가급적 1월1일부터 소급 적용해줄 수 없는가.
▼장재식(張在植)비대위원〓원칙적으로 법 개정 후 발효하지만 검토해 보겠다.
▼김용환(金龍煥)비대위원장〓앞으로 각 기업의 기조실장과 모임을 갖기로 했으니 기업 애로사항 등은 기조실장회의에서 수렴하겠다.
▼백영기(白永基)동국무역회장〓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규정을 삭제하면 노조는 전임자 수를 늘리려 할 것이고 사측은 줄이려 해 또다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한광옥(韓光玉)노사정위원장〓현재의 조항을 그대로 두겠다.
▼김승연(金昇淵)한화그룹회장〓고금리와 자금난이 언제쯤 해소될지 밝혀달라.
▼임부총리〓기업이 환율 때문에 애로를 겪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정부도 고금리는 낮춰야 한다고 했으나 IMF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고금리의 부작용은 이해하지만 외환위기를 벗어나려면 자금시장개방과 고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고금리는 점진적으로 인하될 것이다.
▼장상태(張相泰)동국제강회장〓경제상황이 바뀌었고 우리 기업도 변하고 있으니 IMF도 바뀌어야 한다.
▼임부총리〓미국 학계에서도 IMF에 대한 비판이 있다. 통화량도 조절하고 고금리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주진(金柱津)아남그룹회장〓4,5개 회사는 새로 30대기업에 진입했는데 상호지급보증은 유예해줘야 한다.
▼김위원장〓상호지급보증은 실무적인 것이다. 개별기업문제는 정부에서 다루지 않을 것이다. 구조조정도 법과 제도에 따른 자율구조조정이 있을 뿐이다.
▼장치혁(張致赫)고합그룹회장〓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다. 문제는 달러를 많이 벌어야 빚도 갚고 이자도 갚는다는 것이다.
▼김승연회장〓기업구조조정계획이 언론에 보도되자 국내외 거래처는 물론 금융기관으로부터 그날로 모든 것이 끊어졌다. 또 기업매각으로 돈이 들어오자마자 은행이 하루이틀 사이에 다 회수해갔다. 구조조정 취지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발표를 못하는 현실을 이해해주기 바란다.
▼김차기대통령〓오늘 기대 이상으로 활발하게 의견이 개진돼 기분이 좋다. 모두가 어려움이 있겠지만 이 고비를 넘기면 풀릴 것이다. 금리문제는 중요하다. 정부도 애쓰고 있다. 정부와 여러분은 동지다. 미운 사람도, 고운 사람도 없다. 이제 과거는 소용이 없다. 여러분이 잘하면 내가 앞장서서 애국자로 대우하겠다. 외형이 크다고 큰 기업이 아니라 큰 흑자가 나야 큰 기업이다. 앞으로 여러분을 자주 만나겠다. 대통령이 되면 세일즈맨이 되어 수출을 위해 무슨 일이든 다하겠다.
〈이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