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원그룹 『은행권 최대주주』…12개銀 영향력 가능

  • 입력 1998년 2월 9일 20시 15분


은행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남 창원 중견 건설업체인 성원(晟原)그룹이 은행권 최대 주주로 떠올라 금융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성원그룹의 은행주 매입배경은 물론 현금 동원력과 소유주의 행적 등이 베일에 가려져 있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성원그룹은 지난해 하반기에 은행주를 집중 매입, 작년말 현재 △조흥 3.20% △상업 3.56% △외환 1.65% △제일 3.79% △서울 3.79% △한일 3.03% △주택 0.45% △동화 1.64% △동남 0.91% △부산 0.46% △경남 4.70% △대동은행 1% 미만 등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관투자가들을 제외하면 성원그룹은 은행권의 최대주주. 주요 시중은행 지분율이 1%를 넘으면 대주주로 분류되기 때문에 성원그룹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여러 시중은행에 비상임이사로 참여, 은행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성원그룹이 은행주를 대량으로 사들인 배경과 현금동원력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대체적인 분석은 성원그룹이 종합금융그룹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 성원그룹의 주력업종은 건설부문이고 재무구조도 별로 좋지 않은 편이어서 현금동원 능력과 관련한 궁금증이 은행가에는 무성하다. 은행감독원 관계자는 “자금 추적을 해봤지만 비정상적인 자금거래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성원그룹의 소유주인 김성필(金聖弼)씨는 경영에 일절 관여하지 않아 성원그룹 임원들조차 얼굴을 잘 모를 정도. 성원그룹 한 임원은 김씨의 대외활동에 대해 “양로원과 고아원 등에서 봉사활동을 자주 한다는 정도만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6공 때는 아파트 1천가구를 양로원 등에 기증,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이 이를 치하하기 위해 불렀으나 나타나기를 꺼려 만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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