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남 창원 중견건설업체인 성원(晟原)그룹이 은행권 최대주주로 떠올라 금융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은행가에서는 성원그룹의 은행주 매입배경은 물론 현금동원력과 소유주의 행적 등에 관해 아는 사람이 드물다.
성원그룹의 소유주 김성필(金聖弼)씨는 베일에 가려 있는 인물이다. 경영에 일절 관여하지 않을뿐 아니라 사회봉사활동 외에 대외활동을 거의 하지 않아 성원그룹 임원들조차 얼굴을 모를 정도. 경영은 친척인 장한근(張漢根)회장이 총괄하고 있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성원그룹은 지난해 하반기에 은행주를 집중 매입, 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 외환 등 6개은행의 주식을 1.65∼3.98% 보유하고 있다.
동화은행의 주식도 1.64%를 보유하고 있으며 주택 동남 부산 경남 대동은행 등 모두 12개 은행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관투자가들을 제외하면 성원그룹은 은행권의 최대주주. 주요 시중은행 지분율이 1%를 넘으면 대주주로 분류되기 때문에 성원그룹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여러 시중은행에 비상임이사로 참여, 은행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성원그룹이 은행주를 대량으로 사들인 배경과 현금동원력에 대해서는 온갖 해석과 추측이 분분하다.
성원그룹이 종합금융그룹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 금융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성원그룹은 “단순한 투자일 뿐 인수를 위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성원그룹은 작년초 한길종금과 경남종금 등을 인수했고 신한종금 지분을 15% 가량 보유하고 있다. 이중 경남종금과 신한종금은 지난달 30일 폐쇄대상으로 지정돼 타격을 입었다.
은행감독원 관계자는 “자금추적을 해봤지만 비정상적인 자금거래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성원그룹의 한 임원은 “94년과 95년 창원에서 아파트 분양사업으로 큰 돈을 벌었다”고 설명했다.
이 임원은 사주 김씨의 대외활동에 대해 “양로원과 고아원 등에서 봉사활동을 자주 한다는 정도만 알고 있다”고 전했다.
6공 때는 아파트 1천가구를 양로원 등에 기증,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이 이를 치하하기 위해 불렀으나 도망가다시피해 만나지 않았다고 전한다.
〈천광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