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빚 과잉투자가 외환위기 주범』…産銀 지적

  • 입력 1998년 2월 10일 20시 13분


국내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외자도입에 이은 방만한 설비투자가 현재의 외환위기를 불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산업은행은 10일 ‘우리나라의 금융위기와 정책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외국자본을 대거 끌어들여 설비투자에 쏟아부은 기업들의 행태가 외환위기의 한 원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기업들의 투자 붐은 결국 경기침체로 이어져 실물부문의 부실을 초래했고 금융부문에서는 경상수지 적자폭과 외화부채를 크게 늘렸다는 것.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81∼90년 10년 동안 △은행을 통한 해외차입 △해외채권 발행 △외국인 주식투자 등을 통해 조달한 외국자본은 국내여신의 2.7%. 그러나 이 비율은 91∼96년에는 7.6%로 높아졌으며 특히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극심했던 94∼96년엔 9.9%에 달했다. 또 대기업집단에 대한 여신관리제도의 통제를 받지 않는 해외 주식예탁증서(DR)와 전환사채(CB) 등 해외채권과 외국인 주식투자자금도 81∼90년중 국내여신의 0.5%에 불과했으나 94∼96년에는 10배가 넘는 5.3%에 달했다.이에 따라 81∼90년중 연평균 24.2%씩 늘어나는데 그쳤던 제조업 설비투자는 94년 56.2%, 95년 43.5%로 급증했다. 막대한 외화부채를 끌어들여 중복투자, 경기침체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산은은 기업들의 과도한 외화차입 붐 외에 △지나치게 높은 대기업집단 비중 △금융감독체계의 미비 △제2금융권의 비대화 등을 금융위기의 원인으로 꼽았다. 〈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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