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기존 상호지급보증 채무를 전액 신용보증 채무로 전환해줄 것을 차기정부와 금융권에 요청키로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재계의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신용도가 떨어지는 대기업 한계계열사의 정리가 쉬워지지만 그 부담을 떠안게 되는 금융권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2일 회장단회의에서 대그룹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 현재 30대그룹이 안고 있는 계열사 상호지급보증 채무를 신용보증 채무로 전면 전환해줄 것을 차기정부와 금융권에 건의키로 했다.
손병두(孫炳斗)전경련 상근부회장은 “신규 상호지급보증이 전면금지된 만큼 기존 지급보증도 신용보증으로 전면 전환해 지급보증액을 완전히 없애자는 것이 회장단의 의견”이라며 “이렇게 되면 대기업의 한계기업 정리도 훨씬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재계의 이같은 입장이 받아들여지면 그룹내 다른 계열사의 지급보증으로 돈을 빌린 기업이 한꺼번에 막대한 신용채무를 안게돼 도산이 불가피해진다.
또 채권단은 도산기업의 청산과정을 통해 채권을 회수할 수밖에 없어 재무구조 악화는 피할 수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날 “재계의 요구는 상환부담을 은행권에 떠넘기는 것”이라며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파산하는 은행이 속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련회장 金宇中씨 내정▼
전경련 회장단은 이날 김우중(金宇中)대우그룹회장을 차기(99년2월∼2001년2월)회장으로 내정하고 고문단 의결과정 등 관련 절차를 거쳐 공식 발표키로 했다.
〈박래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