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유사업종 통폐합 불가피…재계,DJ발언 초긴장

  • 입력 1998년 2월 17일 20시 15분


재벌그룹 주력기업을 3∼6개로 압축해야 한다는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 발언이 전해지자 재계에 ‘주력업종 주력기업 줄이기’ 비상이 걸렸다. 재계는 김차기대통령이 언급한 ‘주력기업’을 일단 ‘주력업종’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재벌그룹들의 진출 업종수(표준산업분류 기준)는 95년말 현재 30대그룹 평균 18.5개, 10대그룹은 26.6개. 30대그룹은 14일 비상경제대책위원회에 제출한 구조개혁안에서 주력업종을 6∼8개 이상 제시, 대부분의 계열사를 끌고 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특히 일부 그룹에선 총수가 거의 모든 계열사의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하겠다고 밝혀 김차기대통령이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각 그룹들은 이미 내부적으로 진행중인 주력업종 선정작업을 백지화하고 유사업종을 통폐합하거나 업종구분이 모호한 한계사업은 분리매각해야할 입장에 처했다. 건설 중공업 자동차 반도체 화학 금융 등 6, 7개 업종을 주력업종으로 꼽아 왔던 현대그룹은 우선 연관업종끼리 묶어 주력업종을 3∼5개로 단순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삼성그룹은 앞으로 한계기업을 정리해나가면서 현재 전자 기계 자동차 금융 독립사업 등 5개 소그룹군으로 돼있는 주력업종을 줄인다는 입장. 금융을 포함, 8개의 업종에 주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온 대우그룹은 김차기대통령의 발언을“경제환경이 변하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다는 뜻일 것”이라며 정확한 진의를 알아보고 있다. 〈이영이·홍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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