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증권회사들이 주식투자에서 1조4천억원이 넘는 손실을 입으면서 무더기 적자를 냈다.
증권감독원이 18일 발표한 ‘작년 4∼12월중 34개 국내 증권회사영업실적’에 따르면 동양 동원 유화 신영 대우증권 등 모두 9개사가 흑자, 동서 고려 LG 산업 한진증권 등 25개사는 적자를 냈다.
전체 증권사의 적자규모는 8천3백39억원으로 96년 같은 기간보다 69.6% 증가했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무더기 적자를 낸 것은 증시침체로 주식평가손이 무려 1조4천90억원에 달했기 때문. 평가손 규모는 주식을 산 가격의 51.6%나 되는 것으로 주식투자엔 이골이 난 증권회사마저도 작년 시장에선 주식투자액의 절반도 건지지 못했다는 의미다. 전년동기엔 이 비율이 37.2%였다.
증권사별로는 환은스미스바니증권만 주식평가손이 전혀 없었고 나머지 33개사가 모두 주식평가손을 입었다.
그러나 수수료부문과 외환부문에서는 증권사들의 수입이나 평가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의 수수료수입은 일반인들의 주식위탁거래량이 늘어남에 따라 전년 동기보다 7.3% 증가한 1조8천2백63억원에 달했다.
또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의 상승에 따라 환차익과 외화환산이익이 전년 동기 8백1억원에서 5천4백86억원으로 급증했다. 제조업체들이 작년에 대규모 외환손실을 입은 것과 달리 증권사들이 외환이익을 낸 것은 외화자산이 부채보다 많기 때문이다.
〈천광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