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총수들이 연말에 확정해 발표하곤 했던 대기업 임원인사 관행이 바뀔 조짐이다.
지난 해말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임원인사를 전면 보류했던 LG그룹은 다음달 열릴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승인을 거쳐 임원 신규선임 및 승진인사를 단행하기로 했다.
LG그룹 관계자는 25일 “어차피 다음달 주총에서 현 경영진의 이사등재 문제 등을 매듭지어야 하기 때문에 임원 신규선임 등도 같은 시기에 확정, 발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LG측은 이번 인사에서 당초 계획했던 승진인사 규모를 20∼30% 정도 줄일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도 다음달로 연기된 각 계열사의 주총과 이사회를 통해 임원인사를 실시한다는 방침. SK는 앞으로 임원 인사의 경우 주총에서 임원 수가 결정되면 주총에 이어 열리는 이사회에서 임원들의 보직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그룹의 이같은 방침은 지금까지 그룹 총수의 뜻에 따라 연말 대규모 사장단 임원인사를 해왔던 재계 관행에서 크게 벗어난 것. 미리 발표한 임원인사가 주총에서 소액주주 및 외국인투자자들의 반대에 부닥쳐 차질을 빚는 것을 예방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삼성 현대 대우그룹 등은 지난 연말연시에 대규모 임원인사를 단행, 이번 주총에서 대규모 추가 임원인사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두 그룹의 주총 임원인사 방침이 새정부의 ‘기업지배구조의 투명화’요구에 부응하는 것으로 해석돼 앞으로 대부분의 그룹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박래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