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임원인사」관행 변화조짐…주총후 이사회에 맡겨

  • 입력 1998년 2월 25일 19시 56분


그룹 총수들이 연말에 확정해 발표하곤 했던 대기업 임원인사 관행이 바뀔 조짐이다. 지난 해말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임원인사를 전면 보류했던 LG그룹은 다음달 열릴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승인을 거쳐 임원 신규선임 및 승진인사를 단행하기로 했다. LG그룹 관계자는 25일 “어차피 다음달 주총에서 현 경영진의 이사등재 문제 등을 매듭지어야 하기 때문에 임원 신규선임 등도 같은 시기에 확정, 발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LG측은 이번 인사에서 당초 계획했던 승진인사 규모를 20∼30% 정도 줄일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도 다음달로 연기된 각 계열사의 주총과 이사회를 통해 임원인사를 실시한다는 방침. SK는 앞으로 임원 인사의 경우 주총에서 임원 수가 결정되면 주총에 이어 열리는 이사회에서 임원들의 보직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그룹의 이같은 방침은 지금까지 그룹 총수의 뜻에 따라 연말 대규모 사장단 임원인사를 해왔던 재계 관행에서 크게 벗어난 것. 미리 발표한 임원인사가 주총에서 소액주주 및 외국인투자자들의 반대에 부닥쳐 차질을 빚는 것을 예방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삼성 현대 대우그룹 등은 지난 연말연시에 대규모 임원인사를 단행, 이번 주총에서 대규모 추가 임원인사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두 그룹의 주총 임원인사 방침이 새정부의 ‘기업지배구조의 투명화’요구에 부응하는 것으로 해석돼 앞으로 대부분의 그룹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박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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