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조흥 상업 한일 외환 서울 제일은행 등 6대 시중은행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6대은행이 추가로 쌓아야 할 충당금만도 44조3천억원에 달했으며 부실화 위험이 높은 동남아 투자금액도 1조9천억원에 육박했다.
이 부실사항들은 재무제표상에는 다른 항목에 섞여 있어 일반투자자들은 알아보기 어렵게 돼있다.
▼추가로 필요한 충당금〓현재 국내 규정은 채권의 건전도에 따라 대손충당금은 부실채권의 88%만, 주식평가손충당금은 손실의 절반만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
충당금을 IMF기준에 맞춰 100% 반영하면 8천억원 이상 늘어나는 은행은 제일 조흥 서울은행 등이었다.
▼부도업체에 물린 돈〓주로 부도난 업체(화의 법정관리 신청기업 포함)에 대한 지급보증과 부도기업이 발행한 무보증 회사채나 기업어음(CP)을 인수한 경우다. 제일 서울은행을 제외하면 기아자동차에 대출이 많았던 한일은행이 6천8백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조흥은행이 가장 적었다. 이 돈은 화의 및 법정관리 업체가 회생할 경우 다시 받을 수도 있다.
▼종금사에 물린 돈〓영업정지 및 폐쇄된 종금사에 맡긴 돈이나 해당 종금사가 발행한 보증없는 유가증권을 은행이 인수한 경우다. 서울 제일은행을 제외하면 상업은행이 5천5백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상업은행은 한솔종금 신세계종금이 발행한 무보증 회사채만도 1백90억원에 달했으며 대농이 발행했으나 한솔종금 등이 지급보증한 회사채도 1백억원에 육박했다.
▼회계의 투명성〓이번 외부감사에서 회계법인들은 특기사항에 부실 관련 사항을 공시했으나 은행측이 압력을 행사, 관련 내용이 주석사항으로 분산되는 등 투자자나 예금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없게 작성했다.
서울 제일은행(안건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에는 부실관련 사항이 비교적 상세하게 씌어 있었지만 외환은행(삼일회계법인)의 보고서에는 간략하게만 정리됐다. 감사보고서에서 서울 제일 한일은행 등의 부실이 자세히 적시돼 다른 은행에 비해 부실금액이 상대적으로 크게 부각됐다.
〈이용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