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이 올 최대 『수출품』…외국인 순매수 23억달러

  • 입력 1998년 3월 3일 20시 15분


올 들어 가장 많은 외화를 벌어들인 수출품은 무엇일까.

증권업계가 제시하는 해답은 ‘주식’이다.

물론 주식은 국제수지 분류상 재화나 용역이 아니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우리 기업의 주식을 샀다고 해서 수출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증권업계는 외국인들의 주식투자가 우리나라의 외화획득과 환율안정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를 ‘주식이 최대수출품’이라는 말로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3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 1,2월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상장사들의 주식을 순매수한 규모를 미국 달러화로 환산하면 23억5천만달러에 이른다.

이는 전국적인 금모으기 열풍으로 1,2월중 최대의 수출실적을 기록한 1차산물(금 포함)에 비해서도 8천만달러가 많은 것이다. 또 반도체 수출에 비해서는 2억1천만달러가 많은 규모.

외국인의 주식 매입은 원―달러 환율의 안정에도 크게 기여했지만 무엇보다 국내 기관투자가와 개인들의 주식 매도세를 압도, 주가상승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증권가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융 신청 이후 최대의 호황을 누리는 업종은 증권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은 기업부도사태의 재연 등 한국의 경제위기가 심화할 징후를 보이면 썰물처럼 빠져나갈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마냥 좋아만 할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한다.

〈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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