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의 경제각료가 자민련 쪽 사람들 중심으로 포진해 정당의 의견을 반영하는 과정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직계 성격이 강한 청와대 관련수석들과 갈등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규성(李揆成) 재정경제부장관과 강봉균(康奉均) 정책기획수석 김태동(金泰東)경제수석은 정치적 배경 이외에도 정책노선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건강한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질 수도 있지만 마찰과 부조화가 자주 나타나 효율적 정책운용을 가로막을 우려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지적된다.
▼비대해진 청와대 경제팀〓종전의 재정경제원장관(부총리)과 청와대 경제수석의 양자구도가 △청와대의 정책기획수석 경제수석 경제특보 △청와대 직속의 기획예산위원회 △재경부 및 그 산하의 예산청 △총리실 직속의 금융감독위원회 등으로 다원화했다.
적어도 경제분야에 있어서는 특히 청와대 직할기구의 비대화가 큰 특징.
수평적으로 배열된 청와대 수석 및 특보 시스템은 경제부처의 분화와 맞물려 정책노선 결정과 집행에 있어서 매우 복잡한 경쟁과 견제관계를 노출시킬 우려가 있다.
▼구심점이 없다〓경제각료와 청와대 수석들의 의견을 조율할 구심점이 없다.
종전에는 경제장관회의가 열리면 경제부총리가 회의를 이끌었다. 새로운 내각에서도 재경부가 수석부처인 만큼 재경부장관이 좌장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예산기능이 기획예산위와 예산청으로 나뉘어 있어 경제부처들이 재경부장관의 정책유도에 순순히 따를지는 미지수다. 예산편성을 큰 무기로 삼아 관계 부처들을 장악했던 옛 재경원과 새정부 재경부의 위상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결국 김대통령이 과거 경제부총리 이상으로 모든 경제정책을 일일이 챙기고 조정해야 하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있다.
〈이용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