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총수,지분적고 권한많다…계열사 지분율 3.26%

  • 입력 1998년 3월 5일 19시 57분


30대 재벌 총수들은 상장계열사 주식의 3%를 조금 넘는 지분만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들은 핵심 계열사 주식 위주로 지분을 보유, 다른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으나 상장계열사의 3분의 1에만 이사로 등록해 책임경영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5일 증권거래소가 30대 그룹 소속 1백90개 상장계열사의 작년말 현재 주식소유구조를 분석한 결과 총수들은 보통주 36억1천3백17여만주 중 1억1천7백73만여주를 보유, 평균지분율이 3.26%에 불과했다.

친인척들이 갖고 있는 주식을 합하더라도 평균지분율은 6.55%에 그쳤다.

30대 그룹(뉴코아 기아그룹 제외) 중 총수와 친인척의 지분율이 가장 높은 그룹은 대상그룹(22.96%)이었으며 한진 등 14개 그룹이 10% 이상으로 비교적 높은 편. 또 SK 등 13개 그룹이 10% 미만이었으며 그 중 가장 낮은 곳은 삼성그룹(1.78%).

재벌총수들이 이처럼 적은 지분으로 수많은 계열사를 통제하는 것은 총수가 몇몇 계열사의 지분만 대량으로 보유하고 이들을 통해 나머지 계열사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

증권거래법상에는 한 그룹내의 A계열사가 B계열사의 지분을 1% 이상 가지고 있으면 B사는 5%가 넘는 A사의 지분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돼있지만 계열사상호주보유를 원천적으로 막지는 못한다.

예컨대 B사가 C사의 지분을 갖고 C사는 A사의 지분을 보유하는 등의 방법으로 계열사끼리 지배력을 행사한다는 것.

출자나 계열사 지배 등을 위해 그룹 계열사 및 재단법인의 이름으로 갖고 있는 계열사 지분이 평균 21.68%에 달한다.

30대 그룹이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회사돈으로 사들인 자사주나 자사주펀드의 지분율도 1.38%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30대 재벌 총수들은 모든 계열사의 경영권을 좌지우지하면서도 잘못된 경영에 대해 책임져야 하는 이사직 맡기를 꺼려왔다. 1백90개 상장계열사 중 총수들이 이사직을 맡고 있는 곳은 작년말 현재 65개사에 불과했으며 올해 들어 주주총회를 한 10개사중 5개사에서 추가로 이사에 선임됐다.

증권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권한과 책임을 일치시키는 경영구조 확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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