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박인구/건설업 부도도미노 대책없나

  • 입력 1998년 3월 10일 08시 12분


우리나라의 에너지 해외의존도는 97.2%에 달하며 우리나라 총수입액의 15.3%를 차지하고 있다. 그중 30%는 건물의 냉난방 생산시설의 에너지로 소비되고 있어 이에 소요되는 에너지를 10%만 절약한다면 연간 6천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 기계설비는 건축물 및 생산시설의 쾌적한 실내환경을 유지하면서 그 건축물의 가치측정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 중추적 역할의 원동력이 바로 에너지공급으로 이뤄지는 고부가가치의 건설산업이다.

그러나 현재 기계설비건설업계는 사상 유례없는 부도사태로 엄청난 시련과 고통을 겪고 있다. 도산 도미노현상을 조기에 해결하지 못하면 기술력과 경쟁력이 풍부한 기계설비건설업계가 공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닥칠 것이 분명해 건설산업의 기반 붕괴 및 국내 경제에 혼란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기계설비건설업의 연쇄부도를 방지하기 위해 현재 건설공제조합에서 신용평가가 가장 우수한 상위 일반건설업체(A등급)에 대해 하도급대금 지급보증을 면제토록 되어 있다. 그러나 신용평가 A등급업체 10개사 이상이 부도가 발생하는 등 신용평가에 문제점이 발생함에 따라 2개 이상의 신용평가기관에서 받은 A등급업체만 면제하도록 하도급대금지급보증제도가 확대 실시되어야 한다. 또 공사의 질적 향상과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행정쇄신위원회가 이미 의결한 대로 저가하도급 방지 및 정부예산 절감을 위해 부대입찰제도를 개선하고 원가계산에 의한 직접 공사비가 실제공사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하도급자 지명계약제’를 도입해야 한다.

또 세계무역기구(WTO)협정시 의무하도급제도는 국제적으로 양해된 제도인 만큼 일반 건설업체의 외주(하도급)비율은 실제 60% 이상이므로 자국업체 보호차원에서 대외개방대상공사인 55억원 이상 공사에 대해서는 의무하도급 비율이 개선 실시되어야 할 것이다.이외에 당장 시급한 것은 부가세 및 법인소득세 납부시 공사대금으로 수령한 어음의 결제일까지 세금납부를 유예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부는 기계설비건설업이 건설업은 물론 국내 경제전반 및 일반사회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간과하지 말고 더 늦기 전에 연쇄부도를 막기 위해서라도 관련 제도의 개선과 보완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박인구<대한설비공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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