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최근 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증권사들이 돈 빌려주기를 극도로 꺼려 신용거래는 머지않아 이름만 남게 될 전망이다.
14일 증권감독원에 따르면 주식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산 규모를 나타내는 신용융자잔고는 열흘째 감소, 13일 현재 9천8백37억원을 기록하며 88년3월 이후 10년만에 1조원 이하를 기록했다.
신용거래가 유명무실화하고 있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
첫째는 주가의 하루변동폭이 종전 상하 8%에서 이달 들어 12%로 확대되면서 신용거래의 위험성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 단 하루 동안에도 담보부족이 발생할 수 있게 돼 투자자와 증권사 모두 신용거래를 꺼리게 됐다.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아예 계좌를 폐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증권업계는 설명하고 있다.또 신용거래 증거금비율과 담보유지비율을 자율화한 것도 신용거래 위축을 직접 촉발시킨 계기가 됐다.
각 증권사들은 증거금비율 등이 자율화되자 이를 일제히 상향조정했다. 증거금비율은 종전 40%에서 평균 70% 수준으로, 담보유지비율은 130%에서 최대 200%까지 올랐다.
증거금비율이란 증권사에서 돈을 빌릴 때 내야 하는 보증금의 비율이며 담보유지비율이란 매입한 주식의 시가총액을 차입금으로 나눈 비율을 말한다. 따라서 증거금비율이 올라가면 투자자는 일정한 금액을 맡기고 빌릴 수 있는 돈이 줄어들며 증거금비율이 상승하면 주가가 조금만 떨어져도 추가로 돈을 입금시켜야 한다.
한편 주식전문가들은 “종전에는 고객예탁금과 신용융자잔고가 주식을 사고 팔 시기를 결정하는 주요척도 중의 하나였으나 앞으로는 이같은 기능을 완전히 상실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천광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