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도파,막대한 금융비용-매출부진 『예견된 좌초』

  • 입력 1998년 3월 19일 08시 27분


미도파백화점의 좌초는 막대한 금융비용과 매출부진 등 이중고가 겹친 결과다.

미도파는 지난해 부도난 모기업 대농그룹 계열사 중 유일하게 1년간 부도를 유예받고 회생에 안간힘을 다했다.

그러나 6천3백억원에 이르는 부채에 9천억원에 이르는 대농그룹 계열사에 대한 지급보증을 미도파가 홀로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부담이었다. 특히 올해들어 채권금융기관 중 담보를 못챙긴 제3금융권의 “지급보증분을 결제해달라”는 성화에 자금압박이 심해졌다. 살인적 고금리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여기에다 유통업계에 밀어닥친 극심한 불황이 겹쳤다. 올들어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30% 줄어 그날 그날 영업 수익으로 버텨온 미도파의 목줄을 죄었다.

미도파는 화의나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청량리점과 춘천 미도파 등을 매각해서 부채와 지급보증분 일부를 해소한다는 계획이지만 회생가능성은 불투명하다. 특히 주거래은행인 서울은행 자체가 경영난에 처해 있어 금융권 지원을 얻기가 어렵다.

54년 문을 연 미도파는 신세계백화점과 함께 국내 백화점업계의 선발주자. 71년 대농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뒤 70년대 잇따라 새 점포를 열면서 전성기를 누렸으나 80년대 이후 롯데 등 경쟁업체에 밀렸다.

미도파의 부도 배경을 거슬러 올라가면 지난해 신동방그룹측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를 방어하느라 1천2백억원을 쏟아 부은 것이 원인(遠因)이 됐다는 분석. 이로 인한 자금난이 그룹의 부도를 몰고 왔고 결국 이것이 다시 ‘부메랑’처럼 돌아와 미도파를 넘어뜨린 셈이 됐다.

〈이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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