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9일 산업자원부 업무보고에서 “구정권이 애매한 태도로 기아그룹 처리를 미뤄 금융 외환위기를 초래한 것 같은 잘못을 다시 저질러서는 안된다”면서 이들 세 그룹의 처리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김대통령은 “은행 돈이 수조원 이상 들어간 세 그룹의 처리가 계속 지연돼 국민경제에 부담을 주고 한국경제의 대외신인도에 타격을 주어서는 곤란하다”면서 “세 그룹중에는 살려야 할 부분도 있고 좋은 여건을 갖춘 부분도 있는 만큼 구체적인 처리방안을 지시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박태영(朴泰榮)산자부장관은 답변에서 “국민정서와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 등을 감안, 세 그룹을 거의 동시에 일괄 처리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보고했다.
박장관은 이날 보고에서 올해 수출은 지난해보다 8.3% 늘어난 1천4백75억달러, 수입은 15.3% 줄어든 1천2백25억달러로 통관기준 무역수지가 2백50억달러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관기준 2백50억달러 흑자는 국제수지 기준으로는 약 3백억달러에 달한다.
산자부는 무역흑자 기조를 다지기 위해 세계은행(IBRD) 차관을 원자재 수입 지원에 활용하고 중소기업 원자재 구매자금 지원액을 1천억원에서 3천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박장관은 울산시 앞바다 대륙붕 제6―1광구 고래5구조를 시추할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대륙붕 제6―1광구에서는 87년부터 10개공이 시추돼 4곳에서 가스가 발견됐으나 경제성이 없어 개발되지 않고 있다. 산자부는 7월에 채산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는 고래5구조를 시추할 계획이다.
산자부는 연내에 영국 대영투자국(IBB)처럼 상담에서 공장설립까지 외국인투자에 대한 인허가를 일괄 처리하는 제도를 도입한다.
우선 다음달 중 외국인투자종합지원실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합동운영, 외국인투자에 대한 인허가 입지선정 등 대행서비스를 강화한다.
외국인투자종합지원실에는 재정경제부 건설교통부 환경부 노동부 등 유관부처 담당관들이 함께 근무한다.
외국인투자유치자유지역을 설치, 이 지역에 대한 투자에 대해 법인세를 7년 동안 100% 감면하고 이후 3년 동안에는 50% 감면하며 첨단기술의 대형 투자에 대해서는 국회 승인을 얻어 별도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올해 모두 2조원을 5천개 중소기업 지원에 투입하고 부족한 재원 1조1천3백억원은 비실명장기채 발행과 IBRD차관으로 조달한다.
산자부는 현재 2천개인 벤처기업을 앞으로 5년 동안 2만개로 육성하기 위해 올해 9천억원을 들여 3천개의 벤처기업 창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백우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