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은행감독원은 지난 1년간 여신규모 2천5백억원 이상 66대 재벌이 은행에서 빌린 돈(대출 및 지급보증)이 96년보다 31조원(32.2%)이 늘어난 1백27조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그중 5대 재벌의 작년말 여신잔액은 66대 재벌 총여신액의 54%인 68조원, 10대 재벌의 여신은 67%인 85조원에 달했다.
지난해 은행에서 돈을 가장 많이 빌린 재벌은 현대 대우 삼성 LG 한진그룹 순. 이들 5대 재벌의 은행빚 증가율은 96년 12.2%였으나 지난해에는 47.1%로 부쩍 높아졌다.
은감원은 올해 주거래계열기업군으로 지난해보다 3곳이 늘어난 이들 66대 재벌을 새로 선정, 다음달 1일부터 주거래은행제도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은감원은 또 지난해 주거래 은행이 자기자본의 45% 이상을 대출할 수 없도록 한 동일계열여신한도를 초과해 돈을 빌려쓴 재벌은 현대 삼성 대우 LG SK 한화 한보 금호 두산 롯데 우방 대한주택공사 등 12곳이라고 밝혔다. 전년 11곳에서 SK가 추가됐다.
재벌들은 지난해 경기침체로 은행돈을 많이 빌려 쓴데다 환율이 올라 외화로 빌린 빚의 갚아야 할 돈(원화)이 갑자기 불어났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은행빚이 7조1천63억원 늘어났으며 대우는 5조5천8백6억원, 삼성그룹은 4조9천9백억원이 증가했다. 작년말 현재 은행빚이 10조원을 넘는 곳은 이들과 LG그룹을 합해 모두 4개 그룹.
은행빚 증가율이 높은 그룹은 △진도(128.3%) △데이콤(122.0%) △동양(111.4%) △갑을(86.5%) △한솔(83.4%) △신원(82.1%) 등이었다.
한편 이번 주거래계열 지정에서 기아 한라 진로 뉴코아 대농 수산중공업 청구 보성 나산 극동건설 등 법정관리 및 화의절차가 진행중인 10개 그룹은 제외되고 신동방 성우 성원건설 두레 한일시멘트 대한방직 화승 애경 동원산업 한국합섬 신화건설 사조산업 대구백화점 등 13개 계열이 추가됐다.
〈이용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