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화협회(MPAA) 제프리 하디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회장은 최근 산업자원부를 방문, 스크린 쿼터를 완화해주면 한국에 5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할 용의가 있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의 내용은 멀티플렉스(복합관)극장 합작투자.
제일제당이 50%, 홍콩의 골든 하베스트와 호주의 빌리지 로드쇼가 각각 25%씩 모두 3백억원을 투자해 지은 ‘CGV 강변11’극장이 좋은 예다.
이에 앞서 지난달 31일 열린 한미통상협의체 회의에서도 미국측은 세계무역기구의 규범을 들어 스크린 쿼터의 철폐를 주장했다.
미국의 스크린 쿼터 폐지 요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영화계는 국제통화기금(IMF)시대를 맞아 외자유치가 절실한 현실에서 미국측의 스크린 쿼터 완화를 전제로 한 투자 제의가 산업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일로 비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스크린 쿼터 감시단 양기환사무국장은 “스크린 쿼터제는 다자간 협상에서도 문화적 예외조항으로 인정받은, 타협의 여지가 없는 사안”이라며 “스크린 쿼터는 단순한 시장경제논리가 아니라 나라의 정체성을 지키는 문화상품의 특성을 감안해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희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