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３０대기업집단， 부채비율 ５１８％…빚 ３５７兆로 급증

한국 재벌그룹들의 부채 규모가 1년 사이에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해 경기침체와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금융기관 차입금이 크게 늘어나 새로 지정된30대 그룹 평균 부채비율이 96년말 386.5%에서 작년말에는 518.9%로 치솟았다.

이같은 부채 급증으로 한라 진로그룹은 자본총액이 아예 마이너스로 바뀌었고 뉴코아(1784.1%) 해태(1501.3%) 아남(1498.5%) 한화그룹(1214.7%) 등 4개그룹은 부채비율이 1000%를 넘어설 정도로 재무구조가 부실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간 상호출자금지와 빚보증 금지 등의 규제를 하는 30대 기업집단을 새로 지정, 15일 고시했다.

올해 지정된 30대 그룹의 작년말 현재 총자산은 4백35조3천억원 규모로 96년말에 비해 24.9%(86조9천억원) 늘었다.

이는 주로 차입금 증가와 환차손에 따라 부채가 늘어났기 때문이며 자기자본은 오히려 1조8천억원 줄었다. 30대 그룹의 부채총액(금융보험사제외)은96년말 2백69조9천억원에서 작년말 3백57조4천억원으로 급증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난해 경기침체로 30대 재벌 당기 순손실이 4조4천억원에 달하고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외화차입금 평가손이 늘어나 부채가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30대그룹 중에서는 롯데그룹 부채비율이 216.5%로 가장 낮았다.

올해 자산총액 기준 30대 그룹에는 강원산업그룹과 새한그룹이 새로 들어갔다.

지난해 재벌순위 8위였던 기아그룹이 주력 5개 계열사의 부도로 제외되고 27위였던 한일그룹이 주요 계열사의 당기순손실이 커 자산총액이 1백90억원 줄어들면서 31위로 밀려났다.

상위권에서는 쌍용자동차(자산총액 4조원)를 인수한 대우그룹이 전년도 4위에서 3위로 올라서고 LG그룹이 4위로 밀려났다. 전년도 6위와 7위였던 쌍용과 한진그룹은 각각 7위와 6위로 자리바꿈했다.

30대 그룹 계열사수는 8백4개(전년 8백19개)로 30대 그룹을 지정하기 시작한 87년 이후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부분적 구조조정의 효과로 풀이된다.

그룹별로는 삼성(19개) 진로(9개) 아남(6개) 등이 감소했고 대우(7개) 금호(6개) 현대(5개) 등은 늘었다.

30대 그룹중 4월1일 현재 계열사 상호채무보증이 자기자본의 100%를 넘는 경우는 과징금을 물어야 한다.

30대 그룹은 2000년 3월까지 채무보증을 전액 해소해야 하나 올해 처음 진입한 강원산업과 새한은 2001년 3월말까지로 채무보증해소 기간이 1년 연장된다.

한편 재계는 이같은 규제 때문에 기업활동이 위축된다며 30대 그룹 지정제도를 폐지하거나 5대 그룹에 한해 지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신치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