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은 현재 상대국 후보에 대한 거부권 행사까지 거론하며 감정싸움을 벌이고 있다. 당초 유력한 총재후보국이었던 독일은 두 나라 사이의 싸움을 말리느라 땀을 흘리고 있다.
프랑스측의 양보로 결론이 나는 듯했던 이 문제가 다시 불거진 것은 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이 16일 “프랑스가 총재를 맡아야겠다”고 천명하고 장 클로드 트리셰 프랑스 중앙은행총재를 내세웠기 때문.
빔 뒤젠베르그 현 유럽통화기구(EMI)의장을 ECB총재로 밀고 있는 빔 콕 네덜란드 총리는 “프랑스가 반대한다면 네덜란드후보가 총재직에 당선될 수는 없겠지만 프랑스후보도 당선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해 여차하면 거부권을 행사할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리오넬 조스팽 프랑스총리도 20일 “양국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프랑스는 반드시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혀 양국은 ‘거부권 시위’를 벌이고 있다.
양국의 극한대립 때문에 제삼국에서 총재직을 맡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어 이번 EU정상회담에서 어떤 해법을 찾아낼지 주목된다.
〈파리〓김상영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