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와 코카콜라 그리고 월간지 플레이보이는 흔히 미국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3대 상품으로 통한다. 이들 상품은 자본주의 바람도 함께 실어간다. 공산주의 몰락의 단초는 바로 이 자본주의 상품의 모스크바 진출이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북한을 비롯해 리비아 이라크같은 반미 독재국가들이 이들 상품의 진출을 한사코 거부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 햄버거의 대표주자가 맥도날드다.
▼맥도날드는 버거킹이나 웬디스 등 다른 패스트푸드의 집요한 추격을 받고 있지만 아직도 세계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맥도날드의 성공 비결은 각국의 식성과 기호에 맞는 상품을 기막히게 개발하는 데 있다는 평가다. 소를 숭상하는 인도에 진출하기 위해 양고기를 사용한 햄버거를 만들었고 프랑스에서는 프랑스인들의 식성에 맞는 양념을 별도로 개발해 히트했다.
▼그런 맥도날드가 한국에서는 불고기버거라는 상품에 쇠고기 대신 돼지고기를 사용해 말썽이다. 돼지고기도 불고기에 들어간다는 것이 맥도날드측 설명이지만 우리의 통념으로는 불고기하면 으레 쇠고기다. 한국인 식성에 맞는 신상품을 개발한 것도 아닌데다 회사측은 돼지고기를 사용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히지도 않았다. 당연히 쇠고기인줄 알고 사먹던 소비자들은 우롱당한 기분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맥도날드답지 않은 처사다.
남찬순<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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