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연결재무제표 적용땐 부실심화…증감원등 작년분석

  • 입력 1998년 5월 5일 20시 00분


연결재무제표를 통해서만 실제의 경영상태를 알 수 있는 상장사들의 작년 경영실적이 개별재무제표에 나타난 것보다 엄청나게 나쁜 것으로 밝혀졌다.

5일 증권감독원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을 하는 2백76개 상장사들의 작년 경영 성과를 연결재무제표로 분석한 결과 당기순손실이 개별재무제표로 집계한 것의 두배에 이르렀다.

이들 상장사의 작년 적자(당기순손실)는 개별재무제표 상에서는 총 4조6백15억원이었지만 연결재무제표로 작성했을 때는 8조2백45억원으로 97.6%나 늘어난 것.

연결재무제표상의 적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종속회사들의 결손이 많았거나 내부거래를 통해 지배회사의 이익을 과대 계상했기 때문이다.

특히 30대 그룹 92개 계열사의 경우 개별재무제표상으론 1천3백3억원이 적자였으나 연결재무제표에 나타난 적자는 24배나 되는 3조1천4백25억원이었다.

연결재무제표는 △지배회사가 지분을 50% 이상 갖고 있거나 △지배회사가 최대주주이면서 지분의 30% 이상 보유한 종속회사들의 재무제표를 연결한 것이다. 지배회사와 종속회사간 또는 종속회사간의 지분 합계가 30% 이상이면서 최대주주인 경우도 포함된다.

이들 상장사의 부채 총액도 개별재무제표상엔 7백84조2천6백81억원이었으나 연결재무제표를 통해 집계한 결과는 36.5%나 늘어난 1천70조7천9백52억원이었다. 2백76개사를 합쳐 2백86조원, 1개사 평균으로는 1조원 이상 부채가 많은 것.

연결재무제표를 만들었을 때 부채가 늘어난 회사는 ㈜대우 외환은행 국민은행 등 2백73개사에 이르렀으며 줄어든 회사는 케드콤 쌍용정유 일성건설 등 3개사에 불과했다.

또 이들 상장사의 자본 총계는 개별재무제표상엔 1백7조6천5백78억원이었지만 연결재무제표로 집계했을 땐 1백3조9천5백14억원으로 3조7천64억원(3.4%) 감소했다. 줄어든 금액은 개별재무제표상에는 나타나지 않았던 종속회사들의 자본 잠식이 밝혀진 부분.

한편 매출은 종속회사분이 합쳐지기 때문에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기 전의 3백90조3천5백75억원보다 1백1조5천9백6억원(26%) 늘었다.

부채가 급증함에 따라 자본금과 부채를 합친 자산도 8백91조9천2백59억원으로 개별재무제표에 나타난 금액보다 2백92조5천2백19억원(32.8%) 늘었다.

연결재무제표 작성 후 당기순이익이 증가한 상장사는 71개에 그친 반면 감소한 상장사는 2백3개로 거의 3배에 달했다.

이들 2백76개 상장사는 1천4백7개(국내 6백7개, 해외 8백개)의 종속회사를 거느려 종속회사 수가 평균 5.1개사로 나타났다.

특히 30대 그룹계열 상장사의 종속회사 수는 평균 12.6개였다.

연결재무제표 작성에 따라 당기순이익이 가장 많이 줄어든 상장사는 삼성전자로 개별재무제표상 1천2백35억원 흑자이던 것이 6천9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밖에 LG전자 현대전자 한전 금호건설 LG반도체 아남반도체 삼성전관 현대건설 현대자동차 등도 △흑자폭 감소 △흑자에서 적자로 반전 △적자폭 확대 등이 두드러졌다. 이는 최근 수년사이 급증한 해외법인의 경영이 크게 부실했기 때문이다.

반면 동양철관 대우전자 고합 ㈜대우 삼미특수강 등 20개사는 당기순이익이 늘거나 순손실이 줄었다.

<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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