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남북간의 사고와 전략의 차이 때문이다. 북한은 당면한 경제난과 체제특성 때문에 경협을 단기적으로 보는 성향이 강하다. 또 비경제적 측면을 강조하거나 합의서 채택과 같은 당장의 성과에 연연하기도 한다. 대기업총수의 방북이 성공하기 위해선 이런 차이를 좁히는 ‘세기(細技)’가 필요하다. 사전협의가 충분치 못한 상태에서 총수가 방북, 어떤 합의를 할 경우 실무팀이 나중에 이를 뒷감당하기 힘들다. 북한이 시장경제쪽으로 크게 전환하지 않고도 추진이 가능한 분야를 선정하거나 북한의 변화를 조용히 지원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총수의 방북으로 모든 것이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므로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배종렬<수출입은행 북한경제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