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GDP통계]설비투자 마이너스 40% 『최악』

  • 입력 1998년 5월 21일 19시 26분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1·4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 통계는 외환위기 이후 한국경제가 빠진 수렁이 얼마나 깊은 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80년 이래 처음 마이너스로 돌아선 성장률뿐만 아니라 제조업 등 광공업(―6.5%), 건설업(―7.6%), 서비스업(―3.3%) 등 주요산업이 대부분 53년 통계작성이래 최악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50년 한국전쟁 이후 최악의 경제난을 맞았다는 사실이 지표로 증명된 셈.

성장률이라는 표현도 ‘퇴보율’로 바꿔야 할 판. 마이너스가 붙지 않은 항목은 생산면에서 농림어업, 전기가스수도업 등과 수출증가율 정도에 불과하다.

한은 관계자도 이에 대해 “솔직히 예상외로 악화된 수치가 나왔다”며 “성장세의 둔화는 그렇다치더라도 앞으로의 성장잠재력을 회복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우려했다.

앞으로 성장의 정도를 가늠케 하는 설비투자는 전후 최악의 수준인 ―40.7%로 뒷걸음질쳤다.

10.5%가 줄어든 가계소비도 경제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소비지출이 많이 줄어든 항목은 △의류 및 신발 ―26.9% △가계시설 및 운영 ―17.3% △교육문화오락 ―13.7% △교통 및 통신 ―11.5% △음식료품 및 담배 ―8.7%의 순. 소비자들의 허리띠 조르기가 의식주 전반에 걸쳐 파상적으로 강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하반기에 환율과 금리가 낮아지면 마이너스 성장폭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국제통화기금(IMF)측과 당초 합의했던 ―1% 성장률은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용재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