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균(康奉均)청와대경제수석은 26일 “금융기관 구조조정 과정에서 고액 예금을 하고 높은 이자를 받고 있는 예금자까지 모두 보호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선진국에서도 최대 수천만원 또는 수억원대의 예금만 보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수석은 그러나 “2000년까지 원리금을 한시적으로 보호해주기로 한 약속을 깰 수는 없다”며 “현재 금융기관에 예치된 예금에 대한 원리금 보호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정부가 이같이 고액예금자의 원금에 대해 부분보장을 검토하는 것은 고금리를 쫓아 신용도가 낮은 금융기관에 돈을 맡기는 예금자가 상응한 위험부담을 떠안도록 함으로써 신용도가 낮은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금리를 안정시키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재정경제부는 예금자보호법 새 시행령이 발효되는 시점 이후 고금리 상품에 가입하는 고액 예금자에 대해서는 해당 금융기관이 정리됐을 때 원금 중 일부만 대지급(代支給)하는 방향으로 시행령 개정안을 손질해 6월 임시 국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현재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고금리상품 고액 예금자의 기준은 예금 총액 기준으로 3천만∼5천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1인당 국민소득의 3.7배, 영국과 프랑스는 1.5∼2.6배 범위의 예금에 한해 원리금을 보장해주고 있다.
미국은 개인당 최대 10만달러, 영국은 3만3천2백달러, 프랑스는 6만6천달러 이내 예금에 대해서만 원리금을 보장해주고 있고 프랑스는 원금만 보장해주고 있다.
정부는 작년 12월19일 경제위기로 예금인출 사태가 속출하자 2000년까지 원리금 전액을 보장하는 예금자보호법 시행령을 마련, 시행하고 있다.
〈임채청·반병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