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추락-환율 상승…「금융위기」 불안 가중

  • 입력 1998년 5월 27일 20시 14분


11년 전 수준으로 폭락한 주가, 노동계의 파업 강행, 일본 엔화의 평가절하 등으로 우리 경제의 내우외환(內憂外患)이 깊어지고 있다.

27일 종합주가지수는 이틀간의 폭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에 힘입어 전날보다 1.49포인트 오른 313.48로 마감했다. 그러나 오후 1시14분에는 종합주가지수가 301.22까지 내려가 300선을 위협했다. 민주노총 파업 강행 소식이 즉각 반영됐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도 다시 달러당 1천4백원대로 상승했다.

우리의 수출전선에도 적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이달들어 25일 현재 무역수지 흑자는 전달보다 4억달러 이상 감소했다.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급속한 수지악화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외국인 투자도 주춤, 올들어 4월까지 매달 적게는 1억달러에서 많게는 13억달러까지 주식투자를 늘려오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서는 투자한도 폐지에도 불구하고 투자지분의 회수에 들어갔다.

주식시장이 붕괴되면서 주가로 본 상장기업의 총가치는 62조원으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신청 직전의 91조원의 3분의 2 수준으로 떨어졌다.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폭락에 따른 엄청난 평가손실을 떠안고 있다.

해외 한국물 채권의 가격도 동반급락 (금리상승)하고 있다.

26일 뉴욕 등 국제금융시장에서 거래된 10년만기 외평채의 가산금리는 미국 재무부채권을 기준으로 4.40%를 기록, 직전 거래일보다 0.2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외평채발행 당시 가산금리 3.55%보다 0.85%포인트나 오른 것.

만기가 3년 남아 있는 산업은행 채권 역시 26일 가산금리가 4.90%로 직전 거래일보다 0.30%포인트 올랐다.

증시 상황에 대해 남기영(南基濚)HG아시아증권서울지점장은 “기업 구조조정이 지금처럼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는 한 외국인들이 대거 주식 매수에 나설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또 노동계 파업이 본격화할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급속히 냉각돼 주가가 더욱 곤두박질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한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9원 오른 1천4백12원에 마감됐다. 28일 기준환율은 1천4백5.70원.

<천광암·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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