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 생존전략 바꾼다…아웃소싱-외자유치 서둘러

  • 입력 1998년 6월 4일 20시 23분


건설업체들이 국제통화기금(IMF)시대의 생존전략으로 아웃소싱 외자유치 등을 통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업체들은 갈수록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하고 주택 및 건축 수요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업체의 규모와 인지도, 대규모 자금 차입 등에 의존한 단순시공 중심의 영업전략으로는 살아남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건설업 구조조정은 영업전략에 따라 수익성을 높일 여지가 많은 국내 민간 개발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삼성〓삼성생명의 부동산신탁업 진출을 계기로 그룹 계열사들의 업무영역을 전문화해서 협력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삼성은 3월 중순 삼성물산 건설부문에서 기획 관리 및 마케팅 부문을 주택개발부문으로 독립시키고 건설부문은 시공 중심으로 재편했다. 삼성생명에 자금조달을 맡기고 부동산신탁사에 공사 따오는 일을 맡겨 4각협력체제(금융―신탁―개발―시공)를 굳힌다는 복안.

삼성은 각 사업부문을 독립채산제로 관리하되 향후 부동산 시장 추이에 따라서는 시공부문 등을 아웃소싱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청구〓외국자본과의 합작 또는 외자 유치로 4각협력체제 구축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 부동산개발회사인 웨스타사와 부동산투자신탁사 ANA 등과 합작 또는 제휴하고 자신은 부동산개발회사로 변신한다는 계획.

청구는 지난달 30일 서울 왕십리 민자역사, 오디세이 오피스텔, 분당 블루힐백화점 등의 현물 출자 또는 소유권 이전을 조건으로 웨스타사와 4억5천만달러 규모의 외자유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기타 대형업체〓대우건설 LG건설 등 일부 대형업체들도 국내 선발업체들과 미국 일본 건설업체들의 사례를 참조하며 구조조정안 마련에 들어갔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인력 감축에 대해 반발이 심하고 현행 건설업관련 법령과 제도에 구조조정을 어렵게 하는 부분이 많아 구조조정이 단기적으로는 어려우나 중장기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건설산업연구원 이상영(李常英)부연구위원은 “만성적인 주택 부족과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자본이득이 저절로 굴러들어오던 시대는 지났다”며 “앞으로는 선진적인 영업전략으로 개별 프로젝트에서 수익을 남기는 업체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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