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위 『빚많은 대기업들， 은행설립 불허』

김우중(金宇中)대우회장의 초대형은행 설립 계획과 관련, 금융감독위원회는 재벌이 우량계열사를 매각해 은행의 순수자기자본을 마련할 수 있을 때만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헌재(李憲宰)금융감독위원장은 10일 “김회장의 계획이 성사되면 국가를 위해서도 좋을 것”이라며 “그러나 부채비율이 높은 대기업이 은행을 설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국민도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위원장은 “대기업이 내년말까지 부채비율을 200%로 낮춰야 하는데 4대 그룹이 그룹당 5억달러씩 은행 설립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우량계열사를 매각하지 않으면 실현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위는 대기업이 은행을 설립 인수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지만 계열사 매각 등을 통해 은행의 순수자기자본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은행법도 기업이 금융기관의 차입금으로 은행을 설립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위원장은 “외국자본이 국내 은행의 지분을 인수하는 만큼 국내 기업에도 동일한 지분 인수를 허용할 방침임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회장은 9일 “전경련을 중심으로 국내 대기업과 외국계 자본이 합작, 자본금 4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은행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상철기자〉sckim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