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왜 안오를까?…수입감소로 수요준 덕

  • 입력 1998년 6월 13일 19시 40분


미국 달러화에 대한 일본 엔화의 가치가 90년8월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원화가치는 큰 변동이 없다.

12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7년9개월만의 최저치인 달러당 1백44.72엔을 기록했다. 1월말 1백25.25엔과 비교하면 15.5%나 절하됐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1천3백98원을 기록, 1월말의 1천5백25원과 비교하면 1백27원 내려 원화는 8.3% 절상됐다. 이유는 네가지.

무엇보다도 달러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달러수요 감소는 수입이 줄었기 때문. 수입결제 중 비중이 가장 큰 원유값이 배럴당 18달러에서 최근 12달러선으로 안정된데 힘입은 바 크다.

1백억달러에 이르는 국내 기업의 달러예금도 완충작용을 하고 있다. 지난해 환율상승의 뜨거운 맛을 본 기업들이 수출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환전하지 않고 비축해놓고 있는 것.

대만의 뉴타이완(NT)달러는 앞으로 큰 폭 절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엔화약세의 충격을 완화하고 있다. NT달러는 지난해 가을과 올 봄 대대적인 평가절하를 거쳤기 때문에 추가적인 하락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위안화의 환율이 안정적인 것도 엔화약세에 따른 수출상품 가격경쟁력 약화를 둔화시켜주는 요인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대내적으로 구조조정 성사, 대외적으로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여부가 올하반기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컨설팅 업체인 핀텍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엔―달러 환율이 1백50엔대에 육박해도 원―달러 환율이 대폭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며 “그러나 엔화약세가 지속되고 중국 위안화까지 절하된다면 서울외환시장은 환율 상승압력을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용재기자〉y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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