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 연찬회]「환란책임」콤플렉스 벗고『잘해보자』다짐

  • 입력 1998년 6월 13일 19시 40분


“현재 어려움을 겪으면서 과거에 더 잘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반성해야 한다. 대전환기를 맞아 정책을 제대로 추진해 과거의 실수와 잘못을 만회해야 한다.”(이규성·李揆成재정경제부장관)

13일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재경부 연찬회는 환란(換亂)의 주범으로 인식돼온 재경부 고위간부와 직원들의 ‘고해성사’로 시작돼 새로운 다짐으로 마무리됐다.

사무관급 이상 3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연찬회는 이장관의 강연, 서울대 정운찬(鄭雲燦·경제학부)교수와 독일계 귀화 한국인 이한우(李韓佑)씨의 특강 순으로 진행됐다.

이장관은 “환란 책임의 영향으로 자신감이 결여돼 있고 현실인식이 철저하지 못한 것이 현 재경부 관료들의 문제점”이라며 “관계기관과 협조하되 책임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장관은 “개혁의 성공 여부는 행정부와 금융권 등 각 경제주체의 행동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정교수는 ‘한국경제의 현실과 진로’라는 주제의 특강에서 “최근 경제위기는 정부와 재벌관계에서 재벌의 입김이 강했으며 금융기관의 감독을 소홀히 한 것이 근본 원인”이라며 “위기시에는 정부가 적극 나서 엄격한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특강에 이어 열린 ‘내가 보는 재경부의 현주소와 미래상’이라는 재경부 직원의 연설이었다.

이들은 “국민에게 말 못할 고통을 안겨준데 대해 반성하고 거듭 태어나야 한다”며 “그러나 지나친 ‘환란콤플렉스’는 정말 중요한 시기에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는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빠뜨리지 않았다. 한 사무관은 상명하복(上命下服)식의 관료문화로 인해 실종된 토론문화를 아쉬워하면서 지나친 격무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았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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