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클리닉]김원규/적극-긍정적이면 만사 술술

  • 입력 1998년 6월 14일 19시 39분


―어느새 입사 11년. 오늘도 처자식 먹여 살리려 아침 이 시간에 이 빌딩에 걸어들어가는구나―

정과장은 상무실에 결재받으러 갔다가 “상반기에 10년 이상 된 사람을 30% 줄인다는 얘기 들었겠지. 자네도 스스로 월급값을 하고 있는지 잘 생각해 보게”라는 말을 듣고 그날 밤 마누라 곁에 누워 뜬눈으로 지샜다.

―친구 영숙이는 지금쯤 남편 출근시키고 TV 아침드라마를 보고 있겠지. 나는 왜 오늘도 이 지긋지긋한 유니폼을 갈아 입어야 하나―

“미스 채는 봄이면 얼굴이 안좋아. 시집갈 때가 돼서 그런가?”총각사원이 빈정댄다. 그녀는 하루종일 화난채 지내다가 커피잔마저 깨뜨렸다.

―생존경쟁에서 이겼다. 그래서 당당하게 출근한다. 이달에 승진하면 마누라가 좋아서 팔짝 뛰겠지―

“따르르릉….” 인사팀 후배의 전화. “선배님만 알고 계십시오. 어제 사장님이 사인하셨는데 차장으로 승진하셨습니다.” “고마워, 그러면 그렇지, 내가 누군데!”

―오늘 아침엔 비가와 쌀쌀하니까 따끈한 율무차를 한잔씩 드려야겠다―

차를 들고 상무님 방부터 들어갔다. “야, 따끈해서 좋다. 고마워. 그런데 미스정, 내 조카가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따고 귀국해 신부감을 찾는데 한번 만나볼래?”

누구나 두가지의 ‘자아상’을 갖고 살아간다고 한다.

자기가 생각하는 자아상과 남이 봐주기 바라는 자아상.

또 하나. 바로 ‘자신이 만드는 자아상’이다. 이것이 오늘과 미래의 우리 운명을 만들어 간다. 오늘 아침, 당신은 어떤 자아상을 갖고 출근했는가.

김원규(퍼스널석세스아카데미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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