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체인점 창업， 겉보기 「만만」 열고보면 「막막」

초보 창업자는 프랜차이즈로 몰린다. 매장 인테리어에서 재료 공급, 홍보활동까지 본사에서 지원해주는 프랜차이즈는 분명히 매력적.

그러나 프랜차이즈 창업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일부 본사는 부실한 영업력과 과장광고로 소자본 창업자를 울린다.

전문가들은 프랜차이즈 가입에 앞서 일단 계약서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최소한 가맹점 한 곳은 직접 찾아가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 보는 것도 필수적.

최근 프랜차이즈 피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 한 소비자단체에 접수된 사례를 유형별로 살펴본다.

▼가맹점이 너무 많다

△이모씨(A사:유아용품)〓버스 한 정거장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같은 업체의 체인점이 생겼다. 본사에선 “아무 지장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 수익도 듣던 것에 비해 형편없다.

△송모씨(E사:캐주얼복)〓본사에서 매장 근처에 대형 이월상품 할인점(아웃렛)을 내 영업에 지장을 준다.

▼계약 해지가 어렵다

△이모씨(B사:목용용품)〓영업이 생각보다 안돼 일년후 계약을 해지하려 했으나 계약금 2백만원을 돌려 주지 않는다. 그동안 대표가 다른 사람으로 바뀌어 반환이 더 어려워졌다.

△남모씨(C사:치킨점)〓계약 당시에는 지사와 계약했으나 지금은 본사만 남고 지사가 없어진 상태. 계약금 반환 요구에 본사에서는 “지사와 계약했으니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뗀다.

▼비싼 설비와 재료

△김모씨(P사:제과점)〓냉장고를 비롯, 본사에서 제공한 설비가 오히려 소매가보다 비싸다. 국제통화기금(IMF)이후 중국산 재료를 쓰면서도 오히려 가격을 올렸다.

△김모씨(P사:게임기)〓본사에서 받는 납품가가 시중보다 더 비싸다. 공급과 반품이 제 때 이뤄지지 않는다.

△허모씨(B사:치킨점)〓본사에서 일방적으로 소스를 바꾸고 값을 올렸다. 하루 매출과 월수입이 기대에 미치지 않는다.

▼불량 설비

△최모씨(W사:컴퓨터명함)〓본사에서 제공한 기계가 처음부터 작동이 안된다. 제조업체에 알아보니 기계가 복사전용이라 명함 프린터로 사용할 경우 품질을 보장할 수 없다고 대답.

△윤모씨(C사:24시간 편의점)〓계약서가 거의 한문으로 되어 있고 내용이 어려워 본사 직원의 말만 믿고 계약을 했다. 처음부터 중고 기계를 인수받았는데 기계가 고장나면 일방적으로 가맹점이 부담하게 했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