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심리적 저항선이던 300선이 무너짐에 따라 주가는 계속 추락할 가능성이 높으며 실물과 금융부문에 적잖은 충격을 줄 전망이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이날 가파르게 상승해 지난주말보다 36원 오른 1천4백34원으로 마감했다. 엔화 약세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던 원―달러 환율마저 이날 급등하자 외환 관계자들은 “주식을 매도한 외국인들이 본격적으로 국내 외환시장에 돈을 풀어 달러를 매입하기 시작했다”며 “당분간 원화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오전 한때 303.61까지 오르는 등 300선을 지키기 위한 힘겨운 저항을 했으나 엔화 약세의 폭풍우에 휘말리면서 지난주말보다 14.60포인트 하락한 288.21로 마감했다. 이는 87년 1월27일(298.80) 이후 최저치.
상장주식의 시가 총액은 58조5천4백65억원으로 3월2일 1백11조5천7백58억원을 기록한 이후 불과 3개월여만에 절반 가까운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날 주가가 오른 종목은 97개(상한가 20개)에 불과한 반면 내린 종목은 7백35개(하한가 1백98개)였다. 업종별로는 어업만 소폭 오르고 나머지 전업종이 내림세였다. 외국인들은 주식을 판 물량이 산 물량보다 1백30억원 많아 순매도행진을 이어갔다.
주식전문가들은 엔화 약세가 계속되는 한 주가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중국 위안화마저 엔화절하의 충격을 견디다 못해 평가절하되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경제 전반이 파국을 맞을 것으로 우려했다.
여기에 기업과 금융기관의 구조조정 윤곽이 확연히 드러나지 않은데 따른 불안감도 주식시장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주식시장의 침체가 구조조정의 발목을 붙잡는 악순환이 나타날 가능성도 크다.
대유증권 김경신(金鏡信)이사는 “금융기관이나 기업들이 증자를 하기 위해서는 주가가 최소한 5천원대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데 현재 5천원에 못미치는 종목이 전체의 64%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번주 후반과 다음주중 무더기로 증자할 예정인 종합금융사들은 당장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천광암기자>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