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법에 없는 정치자금 주지 말아야』 경고

  • 입력 1998년 6월 18일 19시 34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7일 경제6단체장 대표들에게 “법에 없는 정치자금은 주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전과는 어감이 달랐다.

김대통령은 그동안 “여당만 아니라 야당에 정치자금을 줘도 된다”며 정치자금의 형평성을 언급했으나 이날 오찬에선 정치자금의 합법성에 액센트를 두었다. 박지원(朴智元)청와대공보수석은 김대통령이 기업구조조정을 염두에 두고 이같이 말했을 것으로 해석했다. 기업구조조정 과정에 기업의 음성적인 로비나 정치권의 개입을 원천봉쇄하려는 뜻이라는 것이다.

“정치자금 가지고 기업이나 정치인들 사이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와서는 안된다”는 김대통령의 발언에서 그러한 의도는 더욱 분명해진다. 기업구조조정이 본궤도에 진입하고 있는 시점에 엉뚱하게 정치자금수수의혹이 불거져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한 사정관계자는 “정치자금 수수사실이 드러나면 여든 야든 엄격히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의 몸조심 또한 각별하다. 특히 기업구조조정 작업을 조율하고 있는 강봉균(康奉均)경제수석비서관의 경우 기업인들의 접촉제의는 물론 전화통화도 일절 사절하고 있다.

〈임채청기자〉cc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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