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이번 발표를 시작으로 부실기업 부실그룹의 정리와 함께 현대 삼성 LG 등 주요그룹간 빅딜논의가 더욱 가속화하면서 재계판도에 일대 격변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30대그룹 시대 막내렸다〓55개 부실기업이 모두 퇴출되면 그동안 30대그룹 단위로 움직여오던 재계는 5대그룹과 재무구조가 건전한 일부그룹을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
30대그룹 중 부실기업리스트에 계열사가 포함된 그룹은 총14개. 여기에 이미 부도로 화의절차에 들어간 한라진로그룹을 포함하면 16개그룹이‘부실그룹’으로분류됐다.
그러나 5대그룹의 경우에는 자본금 1백억원, 매출 1천억원 내외의 소규모 무명 업체만 포함돼 타격은 미미할 전망. 반면 30대그룹 중 협조융자를 받은 동아 해태 뉴코아 등 7개그룹을 포함, 효성 한일 등 부실기업을 안고 있는 나머지 그룹들은 대부분 강도높은 구조조정 계획으로 계열사 통폐합이 진행돼 이미 그룹의 명맥을 잃은 상태.
이에 따라 5대그룹과 3,4개 그룹만이 모양새를 제대로 갖춘 그룹형태를 유지하고 나머지 그룹들은 단일기업으로 통폐합되거나 계열사2,3개의 초미니 그룹으로 탈바꿈하게 될 것으로 재계는 전망하고 있다.
▼청산보다는 흡수합병 추진〓대부분의 그룹들은 직접 계열사를 없애버리는 청산보다는 주력계열사에 흡수하거나 제삼자에 매각하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 직접 청산으로 각 그룹이 일시에 자산을 매각하게 될 경우 제값을 받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종업원의 고용문제를 고려해서다.
현대그룹의 경우 현대리바트와 선일상선 현대알루미늄은 합병, 현대중기산업은 독립회사 설립을 통해 정리할 계획이며 삼성 대우 LG SK 등도 계열분리 매각 합병 등의 방안을 검토중이다.
해태 뉴코아 거평그룹 해당계열사와 효성그룹의 동광화성 효성미디어, 고합그룹의 고합IT 등도 매각 또는 주력사로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중. 현재 청산이 예상되는 부실기업은 동아엔지니어링과 고합정밀화학 고합텍스타일 신한견직 태성주택 정도.
▼3대그룹 빅딜 가속화〓재계는 이번 발표에서 현대 삼성 LG그룹의 빅딜대상 기업이 제외된 것을 정부가 빅딜로 유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은 실제로 “국가차원에서 경쟁력에 문제가 있는 기업이 사업교환 등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지 않을 경우 더 이상 여신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정부가 금융기관을 통제해 빅딜에 소극적인 기업을 제재하겠다는 뜻.
특히 이위원장은 국가차원의 경쟁력에 문제가 있는 산업부문으로 자동차업종을 꼽아 삼성자동차를 포함한 빅딜에 강한 의지를 보여 어떤 식으로든 퇴출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영이·이희성기자〉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