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위,기아自 빅딜연계 처리 검토…국내외업계 신경전

  • 입력 1998년 6월 23일 19시 46분


금융감독위원회가 기아자동차를 빅딜(대규모 사업교환)과 연계해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함에 따라 현대 삼성 기아 포드 등 국내외 관련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각빅딜에서 삼성자동차의 인수처로 거론되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그동안 삼성자동차만으론 손실이 막심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여기서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기아자동차와 삼성자동차를 패키지로 묶어 인수시키는 방안. 실제 현대측은 부채와 세금문제 등이 전제된다면 “검토해볼 수 있는 방안”이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삼성과 기아는 이에 대해 ‘현실성이 없는 방안’이라며 펄펄 뛴다.

기아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쟁력을 추진해온 삼성은 “정부와 정치권이 기아 입찰 기회조차 박탈하는 것은 형평성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며 “삼성도 공평하게 기아인수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기아는 “패키지 처리방안은 외자유치와 한국자동차산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며 반대한다.

패키지 처리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미국 정가에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포드자동차. 포드의 세계전략에서 기아는 필수불가결한 존재다. 그런 기아자동차를 잠재적인 경쟁업체가 될 수 있는 현대자동차에 넘겨 주는 사태를 포드가 그대로 용인할 지는 미지수.

전문가들은 그러나 현대가 기아―삼성자동차를 인수하면 현재의 4사 체제보다는 구조조정측면에서 훨씬 바람직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새로운 세계시장 개척과 미국시장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는 포드가 삼성 등 국내업체와 연계해 기아를 인수하는 것이 좋은 방안이란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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