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銀 퇴출/정부결정 뒷얘기]충북銀 막판 회생

  • 입력 1998년 6월 28일 19시 31분


퇴출대상 은행 발표를 하루 앞둔 28일 금융감독위원회 재정경제부와 청와대경제수석비서관실은 철저한 보안속에 숨가쁘게 돌아갔다.

퇴출대상은행과 인수은행의 명단이 최종 순간 재조정되는 등 난산이었다.

퇴출대상은행으로 일부 신문에 보도된 충북은행이 충청은행으로 바뀌었고 인수은행은 국민 주택 신한 한미은행에 하나은행이 추가 됐다.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강봉균(康奉均)경제수석 김태동(金泰東)정책기획수석 이규성(李揆成)재정경제부장관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 전철환(全哲煥)한국은행총재 양승우(梁承禹)은행경영평가위원장 등이 참석해 은행퇴출에 따른 최종 대책을 논의했다.

당국은 퇴출작전의 시간표와 내용을 철저히 비밀에 부쳤으나 충청은행 접수팀이 오후 2시경 현지로 출발한 사실이 알려지고 이날밤 전격적으로 퇴출대상 은행의 전산망 및 금고 접수가 시작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퇴출은행의 반발도 컸지만 인수은행중에도 반발의사를 비치는 은행들이 있었다. 하나은행은 인수합병(M&A)을 추진중인 보람은행의 반대로 난색을 표시했다.

이헌재금감위원장은 28일 오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퇴출대상 은행을 최종 보고했다.

이날 아침만해도 충청은행대신 충북은행이 퇴출대상으로 올라있었고 퇴출명단 발표가 이날 오후 전격적으로 단행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김대통령이 전날 저녁 경제수석실을 통해 이같은 안을 사전에 보고 받고 “원칙에 따라 정확히 선정하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충청은행은 비록 작년말 현재 BIS기준 자기자본 비율이 7.05%로 충북은행의 5.92%보다 높았지만 부실채권 규모가 훨씬 크고 증자 등 자구노력이 뒤졌다.

이같은 사실에도 불구하고 지난 한 주동안 충남 출신의 자민련 의원들을 중심으로한 충청은행 살리기 로비가 거셌다.

혼전을 거듭한 충북은행과 충청은행의 다툼은 결국 27일 오후 이규성재경장관 이금감위원장 강봉균청와대경제수석의 긴급모임에서 충북은행 손을 들어주는 것으로 일단락 지었다.

〈반병희기자〉bbhe4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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