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 상업 한일 외환 등 조건부승인을 받은 4개 대형 시중은행도 요주의이하 여신 비율이 평균 20%대에 달하는 등 잠재 부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위원회는 1일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 8% 미달 12개 은행 중 5개 은행의 퇴출을 결정한 절차와 기준을 공개했다.
3월말 은행감독원 수정기준으로 실시한 재산 채무 실사에서 5개 퇴출은행은 물론 조건부승인을 받은 충북 강원은행 등 7개 은행이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5개 퇴출은행의 부채 초과액은 1천1백억(동남)∼2천9백억원(대동)에 달했고 강원은행도 2천억원 가까이 됐다.
5개 퇴출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은 최저 -9.61%(경기)였는데 경영평가위는 이들이 경영정상화계획을 이행하더라도 2000년 6월까지 목표치(6% 또는 8%)는커녕 마이너스에서 벗어나기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강원 충북은행은 -16.0%, -5.52%였다.
퇴출대상에서 막판에 구제된 평화은행은 자산이 부채보다 1백23억원 많고 BIS비율은 ―1.57%였다. 금감위는 “평화은행이 퇴출대상에서 빠진 것은 금융산업구조개선법상 채무가 재산보다 많은 은행을 정리대상으로 선정하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4대 대형 시중은행은 자산이 부채보다 9천억∼1조5천억원 많았으나 3월말 자기자본비율이 1.49(조흥)∼4.53%(한일)에 그쳤다. 특히 이들 은행은 요주의이하 여신비율이 19.2(조흥)∼28.6%(외환)에 달해 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한편 경평위의 평가 결과, 퇴출된 충청은행(-5.29%)이 충북은행(-6.54%)보다 BIS비율이 높게 나타났는데 이에 대해 경평위는 “2000년 6월에 BIS비율이 충청은행은 -2.55%, 충북은행은 5.61%로 추정돼 충북은행에 조건부승인 판정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철기자〉sckim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