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민영화]알짜기업에 외국투자자 문의 잇따라

  • 입력 1998년 7월 3일 19시 25분


공기업 매각 계획 발표를 계기로 한국전력과 한국중공업 등 우량 공기업을 중심으로 외국투자자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일부 투자자와 외국업체 관계자들은 해당업체와 주무부처를 직접 방문하거나 경쟁상대 투자자의 동향 파악에 나서는 등 유망 공기업 인수를 둘러싼 외국업체들간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한국전력 화력발전 부문으로 이미 각국 업체들이 치열한 탐색전에 돌입한 상태다.

미국의 다국적 석유회사 텍사코는 최근 전력부문 부사장급 1명을 한국에 보내 산업자원부와 한전 등을 직접 찾아다니며 매각 가능한 발전소에 대해 문의했다.

한화에너지의 45만㎾급 화력발전설비 4기를 인수한 미국 AES, 스페인의 9개 전력 관련업체 컨소시엄인 ACI, 영국의 브리티시가스(BG)와 로스차일드 등도 화력발전 부문 인수검토 의사를 밝혔다.

또 싱가포르의 에너지 부문 다국적 기업인 ‘탱커 퍼시픽 매니지먼트 코리아’는 LNG발전소 인수의향을 보이고 있고 독일과 프랑스 등의 기업도 화력발전부문에 관한 정보를 수집중이다.

한국중공업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발전설비 및 철도차량 전문업체인 프랑스 알스톰의 조르주 피지니사장이 최근 방한해 일부 사업부문의 인수의사를 공개 표명했다. 알스톰은 이미 한중의 재무상태 등에 대한 분석작업을 마쳤으며 곧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웨스팅하우스, 컨버스천 엔지니어링(CE) 등 상당수의 외국 발전설비업체들도 한중 인수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규모가 작은 외국업체들은 서울의 국제법률사무소들과 계약하고 투자타당성 조사 및 경쟁상대 동향에 대한 정보파악에 나서고 있다.

T법률법인의 경우 4개의 외국 업체와 투자펀드를 대리해 포스콘 등 포항제철 출자회사들에 대한 투자조사를 벌이고 있다. S회계법인도 최근 프랑스 및 영국회사들과 한국통신 등에 대한 투자조사계약을 체결했다.

또 메릴린치와 모건스탠리 등 미국계 증권회사에도 미국의 기관투자자들로부터 한국 공기업 주식 매입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한편 미국계 투자은행인 프리펠드아시아의 유인환(兪寅晥)서울사무소장은 “외국 기업이나 투자자들은 이익이 많이 보장되는 우량 공기업에만 관심을 집중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부실규모가 큰 공기업은 매각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병희기자〉bbhe4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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