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민영화]『韓重 새임자 누구냐』관심 집중

  • 입력 1998년 7월 3일 19시 25분


민영화하기로 결정된 5개 공기업 가운데 인수를 둘러싸고 가장 관심을 끄는 기업은 한국중공업.

“한중을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재계의 판도가 일시에 바뀔 수 있다. 한중의 자산은 97년 말 기준 약 3조4천억원으로 재계 25위에 해당한다. 자산이 52조7천억원인 LG가 한중을 인수하면 자산 규모 52조9천억원인 대우를 제치고 단번에 3위를 회복할 수 있다.

발전설비 전문업체인 한중은 지난해 3조70억원의 매출을 올려 4백5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알짜기업.

반면 포철은 1인당 인수 한도가 3%로 제한됐다. 여러 업체가 연대해 지분을 인수, 경영권을 장악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포철의 이사회는 사외이사가 다수로 구성된다.

재계는 단독으로 한중 인수에 나설 기업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기업들은 “살아남기도 힘든 판에 공기업을 인수할 여력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중공업에 연고가 있는 현대그룹 관계자는 “신규사업을 경쟁적으로 추진하던 수년 전과는 상황이 너무 많이 변했다”고 말했다.

외국 업체들은 공기업 인수전에 참여할 뜻을 비치고 있다. 최근 방한한 프랑스 알스톰사의 조르주 피지니사장은 “한중의 부분인수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한중 인수에는 국내업체간 컨소시엄과 외국업체간 참여한 컨소시엄이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 외에 중견업체들은 투자차원에서 공기업에 대한 지분참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I화학은 한국통신 한국중공업 담배인삼공사 등에 대한 투자를 검토중이다.

한중의 한전에 대한 발전설비 독점공급은 96년에 해제됐고 이후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민간 업체들이 발전용 보일러분야부터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발전설비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한중의 민영화를 계기로 다시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포철은 2001년 동일인소유한도 폐지와 함께 완전 민영화하더라도 국내 시장에서의 지배적인 지위를 계속 유지할 전망이다. 막대한 투자를 필요로 하는 사업의 성격상 후발주자가 경쟁상대로 성장하기까지는 상당 기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백우진기자〉woo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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